소소한일상

롤 EU메타 해체와 롤 완전 분석글

김미미 2014. 2. 21. 18:31

사실상 오늘 총집편의 형식으로 롤의 바닥을 뜯어내서 이 게임이 왜 이렇게 되어먹은건지 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1.베이스 시스템


 1) 특성 & 룬

 

 롤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이들은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밸런싱에 발목을 잡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죠. 실제로 시즌 4에서 추가된 특성 '인내심'은 불과 3달만에 2번의 너프를 먹을만큼 특성과 룬이 게임 내 영향력이 지대한 요소라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러나 이들은 가장 치명적인 단점을 갖는 시스템입니다. 모두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소유와 비소유로 인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신 모두가 누리기에 챔프 간의 격차를 벌리는 데 발목을 잡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라인이 바로 정글입니다. 초식정글은 시즌 2가 끝난 이후 시즌 3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약세입니다. 물론 이것은 소환사의 협곡의 구조로 인한 문제도 있습니다만 먼저 룬과 특성으로 인해 사장되는 측면만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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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어스탯 기준으로 1위인 람머스와 최하위권인 이블린을 보면 8.8의 격차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 수치대로 게임이 진행된다면 람머스의 데미지감소율은 약 20%가 됩니다. 그리고 이블린의 데미지 감소율은 약 14%가 됩니다. 버프몹이 젠 되자마자 잡을 경우 블루와 레드 모두 공격력이 60이기 때문에 람머스는 매 타격마다 3.6정도의 체력에 대한 이득을 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유저는 기본적으로 13의 방어수치를 룬을 통해서 획득하고 정글러는 특성의 '질긴 피부'를 통해 2의 데미지 감소를 얻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다시 연산하면 람머스의 데미지감소율은 약 27%, 이블린은 약 22%가 됩니다. 매 타격당 이득이 3.6에서 3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죠. 여기에 특성으로 인한 2까지 적용된다면 람머스와 이블린이 갖는 격차는 매 타격당 1에 불과하게 됩니다. 다른 방어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타격으로 인한 이득은 채 매 타격당 1.5를 넘길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즉 룬과 특성은 이들에게 벌어질 수 있는 초반 격차를 반토막도 아닌 3분의 1로 만들게 됩니다. 

 육식의 강점이 갱킹이라면 초식의 강점은 안정성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정성의 격차가 스탯상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추가스탯이 늘 존재한다는 점은 챔프간의 스탯격차를 제한시킬 뿐만 아니라 스탯 조정을 통한 밸런싱을 예측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즉 상징성 면에서는 남아야겠지만 밸런싱적인 면에서는 매끄럽지 못한 상태의 시스템인 것이죠. (여담이지만 정글은 예시이지 다른 라인에도 문제가 충분히 있는 부분입니다.)

 2) 서머너 스펠


 서머너 스펠의 존재는 롤에서 각 챔프에 대한 전략성과 계획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제드라면 방어막을 드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각종 슈퍼플레이의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스펠들 간의 언밸런스는 조금 큽니다. 

 탈진 - 디버프용, 총명 - 대치지속형, 유체화 - 추노 및 생존, 순간이동 - 로밍 및 복귀용, 회복 - 생존 및 대치지속용, 점화 - 확인사살용, 방어막 - 생존용, 부활과 천리안 - 난이도가 너무 높아 사용되지 않음, 정화 - 생존용

마지막으로 점멸 - 추노 생존 확인사살 유틸의 그 모든것

 개인적으로 점멸의 존재를 좋게 보지 않습니다. 물론 무턱대고 삭제한다면 자르반의 궁같이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가 있으니 신중히 조정을 해야할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게임이 점멸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는 것 또한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인 예로 애니의 경우 점멸이 있는가? -> 곰니시에이팅, 점멸이 없는가? -> 후진입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가지 플레이 사이에서 벌어지는 위력차가 너무 격하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점멸을 수호천사 같은 소모성 아이템으로 판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보다 다양한 조합의 스펠이 선택되기를 희망하구요.


  2. 소환사의 협곡(오늘도 EU를 하는 이유)

 1) EU스타일의 목적

 EU스타일이란 베이비시팅 보다 나아가 한타를 기반으로 한 전략입니다. 베이비시팅이 필요한 이유는 초반부에 원딜이 약하기도 하지만 초반부의 생존이 서포터 + 방어막 or 정화 + 점멸로 3중보호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더불어 용이라는 존재는 이러한 EU스타일에 더더욱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따라서 EU스타일은 한타를 기반으로 한 그리고 한타를 위한 스노우볼링에 최적화 되어있는 스타일입니다. 특히 초반부터 용, 바론과 같은 에픽몬스터를 통한 이득을 얻기위해서 못해도 3:3의 그림이 농후하다는 것은 극초반을 제외한 게임이 미드와 봇 위주로 돌아가는데 일조하게 됩니다.

 2) EU스타일을 대항할 전략은 없었는가?


 전무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용되기에는 도박성이 크고 팀원 간의 연계가 필요하며 운영이 힘든게 흠이었습니다. 5미드, 1정글 1로머, 2정글, 봇파괴 조합 등 EU스타일을 벗어난 전략이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이런 전략들은 목표가 모두 하나였습니다. EU가 한타를 기반으로 했으니 이 전략들은 모두 라인전을 기반으로 한 전략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 전략들은 한타가 주축이 되기 이전에 게임을 끝내야만 하는 숙명을 지니게 됩니다. 즉 늦어도 25분 이전에 게임을 끝내야 하는 것이죠. 이는 곧 칼서렌에 버금가는 상황이므로 압살해야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하지만 롤의 경우 킬을 따기 힘든 게임에 속합니다. 반복된 단일 대상에 대한 킬은 보상이 줄어들고, 모든 챔프가 가지는 만인의 생존기인 점멸 등으로 인해서 말이죠. 여기에 흡혈룬이나 도란시리즈라는 라인유지력을 돕는 가성비가 오버스펙인 아이템이 있어서 더더욱 초반부는 안정적이게 됩니다. 여기에 다량의 포션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유지력을 높이게 됩니다. 그리고 궁극기를 찍는 6레벨은 각 챔프의 파워그래프가 급변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라인전 압살을 위해서는 6레벨 이전에 타격을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서 초반부의 2:2탑전 이후에 탑의 균형이 무너지는 일 등이 벌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는 10분 이전에 6레벨이 됩니다. 그러나 라인전이 약 2분부터 시작되는 걸 감안한다면....

 

 약 7분 안에 승부수를 띄우지 못하면 저 전략들은 이미 반 이상 실패하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유저들은 흔히 말합니다. '카운터가 아닌이상 라인에서의 솔킬은 수치다.' 사실 정글러의 갱도 유저들의 실력이 상향될수록 킬보다는 서머너스펠의 소비와 상대의 라인 부재를 통한 cs와 경험치 격차, 용에서 이득을 취하게 됩니다. 하지만 25분 이전에 상대방의 넥서스를 위협하기 위해서는 킬이라는 압도적인 격차를 벌릴 장치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다이브를 하기에는 타워가 강하고 빠른 타워링 역시 타워를 끼고 수비하는 수성전의 위력이 만만치 않은게 발목을 잡게 됩니다. 결국 전략을 구사하기에 제약이 너무 많은 겁니다.

 3)EU해체는 다른 맵이 아닌 이상 불가능할 것이다.


 제 생각에는 EU독점을 막는 건 단언컨대 가능합니다.


 EU스타일의 목적은 한타이고 따라서 EU메타가 독점적인 지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라인전에 올인하거나 공격적으로 가는 전략들이 이길 가능성을 틔워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소규모 교전의 빈도와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죠. 어제 쓴 글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그러한 장치로써 드래곤의 사냥을 쉽게 하거나 바론이 젠 되기 이전에 바론 위치에 새로운 에픽몬스터를 출현시켜서 드래곤과 대립각을 세우게 하여 탑 역시 초반부에만 정글러가 개입하는 것이 아닌 주시적으로 참여하고 보다 로밍 등으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드래곤의 체력이 스타팅 2000 + 가장 높은 챔피언의 레벨 * 200 + 분당 80 정도로 약화된다면 보다 기습적인 드래곤 시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서게 되는 새로운 에픽 몬스터 역시 드래곤과 비슷한 스탯을 가지지만 주는 보상이 바론과 같이 전체버프인(골드 X) 것을 특징으로 유저들에게 선택과 전략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따라서 골드를 기반으로 한 전략과 후반 도모를 위해서 아이템이 필요하다면 드래곤, 초반에 빠른 교전을 통한 이득 쟁취와 라인전의 이득을 통한 스노우볼링 도모로 초중반 승리를 노린다면 새로운 에픽의 구도가 성립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4)EU메타가 주류에서 밀려나도 다른 메타가 어차피 차지한다.


 최근 칼럼을 게재하면서 본 댓글들 중 일부가 이렇게 쓰인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메타가 독점적 위치를 가질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누가 뭐래도 현 시점에서 지난 3년 동안 갈고 닦인 전략이 쉽사리 무너지기는 힘듭니다. 더불어 EU스타일이 완전히 사장되기 위해서는 첫째로 원딜의 지위가 바닥이어야 하며, 둘째로 한타지향이 너무나도 무력해지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라이엇의 기본적인 생각은 레드포스트 등에서 보이듯이 '라인전에서 게임이 결정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입니다. 제가 제시하고싶은 그림도 대립하고 양립할 수 있는 구도이지 저 역시 라인전에 모든 것이 초점이 맞춰지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3. 정리

 

 제가 보는 롤의 특징은 초반이 무난하기에 한타지향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를 고치기 위해서는 근본적 시스템의 수정이나 맵에서의 변화가 필연적이다.


 시스템적인 측면으로는 특성이나 룬의 활용도를 제한해서 챔프 간의 스탯 격차가 보다 유의미하게 하는 작업과

점멸을 서머너 스펠이 아닌 소모성 아이템으로 대체해서 시간 + 골드가 소요되게 하여 보다 전략적으로 그리고 유효하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장치로 바꾸는 것.


 맵적인 측면으로는 바론 젠 이전에 방치되는 장소를 재활용하여 새로운 에픽몬스터(전체 버프 제공, 골드 X)와 같은 장치를 통해 탑플레이어의 기량이 보다 게임 전체에 퍼지는 것과 동시에 초반부에만 정글러의 활동이 집중되는 것을 해소해 고독한 탑라인에서 어느정도 벗어나도록 하는 것. 드래곤의 체력을 재조정해서 소규모 교전의 유도를 하는 것 같은 조치가 가능할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하나의 생각이고 일종의 가상에 불과합니다만 최소한 이러한 발상과 생각에 대해서 많은 논의와 검토 그리고 진지한 자세를 유지한다면 EU독점 체재 붕괴는 가능할 것이라 봅니다.


 여담으로 헥사킬모드 역시 탈 EU없이는 그냥 사람많은 소환사의 협곡에 불과할 것이라 예상합니다.